<대행사>는 2023년 초 방영된 작품으로, 광고업계를 배경으로 한 여성 중심의 오피스 드라마입니다. 배우 이보영이 주연을 맡아 인생 역전을 꿈꾸는 광고기획자의 내면과 사회적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대기업 광고 대행사 내부의 치열한 경쟁, 위계 구조, 감정 노동 등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얻었고, 동시에 여성 서사에 집중한 점에서 신선함을 더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여성 1호 임원’이라는 수식어 뒤에 숨겨진 사회 구조적 장벽과 이를 뚫고 나가는 개인의 투쟁을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광고업계의 민낯, 현실감 넘치는 오피스 서사
<대행사>는 광고기획사 VC기획을 배경으로, 주인공 고아인(이보영 분)이 대기업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고아인은 비정규직 출신으로 시작해, 오랜 노력과 실력으로 정규직과 승진의 벽을 넘어 임원 자리에 오릅니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내부 권력 싸움에서 소외되며, 수많은 감정노동과 정치적 전쟁을 겪게 됩니다.드라마는 이러한 과정을 영웅적 성공담으로 포장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냉철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회의실에서의 말 한마디, 보고서 한 줄, 클라이언트의 눈치를 보는 순간 등 광고업계의 리얼리티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실제 직장인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현장감 있는 오피스 드라마로서의 진가**를 발휘합니다.광고 기획이라는 직무 특성상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이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정선과 위계적 구조, ‘을’의 입장에서 고객사를 설득하고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고아인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각 광고 캠페인마다 쏟아지는 아이디어 회의, 밤샘 PT, 외부 갑질과 내부 갈등은 광고업계를 소재로 한 드라마 중 손꼽힐 만큼 사실적이고 밀도 높습니다.이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광고 이야기’가 아니라, **한 여성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고 목소리를 내며 리더가 되는지를 그린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고아인은 타고난 리더라기보다는, 절실함과 실력, 포기를 모르는 성격으로 버티고 나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모습은 많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나도 가능하다’는 희망과 위로를 동시에 전해줍니다.
이보영의 완벽한 변신, 강인함 속 인간미
배우 이보영은 <대행사>를 통해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이전 작품들에서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보여준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차갑고 냉정하지만 강단 있는 ‘고아인’으로 변신해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강한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고독과 외로움, 상처와 책임감을 모두 품은 입체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특히 고아인의 대사는 드라마 곳곳에서 인상적인 울림을 남깁니다. “실력이 있으면 살아남고, 실력이 없으면 죽는 거다” 같은 대사는 고아인이 처한 냉혹한 조직 현실과, 그 안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그녀는 일에 있어서 철저하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후배를 챙기고 부당함에 맞서는 모습을 통해 **차가움 속 따뜻함**을 보여줍니다.고아인의 성공 뒤에는 결코 쉽게 흘러간 하루가 없었습니다. 이보영은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을 표정, 톤, 호흡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남성 중심의 조직 안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여성의 내면을 조용하면서도 강력하게 표현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안겼습니다.이외에도 손나은(강한나 역), 조복래(박영우 역), 전혜진(최창수 역) 등 조연 배우들도 각자의 개성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경쟁, 연대, 갈등과 화해 등 다양한 조직 내 인간관계를 풀어내며, 드라마는 광고업계를 넘어 **현대 사회 조직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성 중심 서사의 진화, 사회적 메시지와 공감의 힘
<대행사>는 단순히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넘어, **여성이 주체가 되어 이끌어가는 서사 구조**를 선보입니다. 고아인은 누군가의 연인, 아내, 엄마가 아닌, 그 자체로서 완성된 인물이며, 그녀의 이야기는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성별에 따른 차별과 편견, 유리천장, 조직 내 위계와 성희롱 등 민감한 사회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룹니다. 하지만 이를 과잉 감정 없이 차분한 연출과 날카로운 대본으로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이 아닌 통찰**을 제공했습니다.예를 들어 고아인이 임원 회의에서 남성 동료들에게 받는 무시, 팀 내에서의 권력 다툼, 후배를 위한 대변 등은 실제 직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들이며, 이를 통해 드라마는 현실적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후배 여성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은, 단순한 멘토링을 넘어 **세대 간 여성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대행사>는 ‘여성이 임원이 되는 길’이 얼마나 외롭고 치열한지를 드라마틱하게 그리되, 그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결국 고아인의 성장은 개인의 싸움이지만, 그 뒤에는 동료들의 도움, 작지만 의미 있는 연대가 있었고, 이는 **조직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마지막 회에서 고아인이 팀원들에게 전하는 말은 이 드라마의 핵심을 응축한 장면입니다. “우리는 모두 대행사입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브랜드를, 이름을 대신 표현해야 하죠.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 자신도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대사는 단순한 광고업계의 업무를 넘어, **현대인의 정체성과 자기 목소리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대행사>는 여성의 성장 서사이자, 조직 내 리더십, 일과 삶의 균형, 자아실현에 대한 고찰을 담은 깊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현실의 벽 앞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는 고아인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 속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하루의 끝에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