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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생존의 기록
영화 〈부산행〉은 대한민국 최초의 본격 좀비 재난 영화로, 고속열차 KTX 안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과정을 그린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열차에 오른 다양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감염 사태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생존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석우(공유)는 이혼 후 딸 수안(김수안)과의 관계가 소원한 펀드 매니저로, 딸의 생일을 맞아 부산에 있는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기 위해 KTX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열차 출발 직전, 감염자 한 명이 탑승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해당 감염자는 좀비로 변하며 빠르게 승객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열차 안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석우는 수안을 보호하며 다른 생존자들과 힘을 합쳐 좀비들을 피해 앞칸으로 탈출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임산부 성경(정유미), 그의 남편 상화(마동석), 야구선수 영국(최우식), 승무원과 노인 자매 등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한다. 열차는 좀비의 습격 속에서도 계속해서 부산을 향해 달려가고, 그 과정에서 각 인물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누군가는 이기심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영화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존을 향한 인간 본능,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며 단순한 좀비물이 아닌 심리극에 가까운 깊이를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석우가 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며, 인간성의 회복과 가족애를 중심에 둔 결말로 이어진다.
등장인물 –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선 인간 군상
〈부산행〉의 인물들은 단순한 영웅과 악당의 이분법을 넘어서며, 위기 상황 속 인간의 본성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여준다. 석우는 초반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었지만, 수안을 지키기 위해 점차 변화하며 책임감 있는 아버지로 성장한다. 그의 변화는 영화 전체의 감정선을 이끄는 핵심 요소이다. 상화는 대표적인 '정의로운 힘의 상징'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리더십과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특히 좀비와의 일대일 결투 장면은 단순 액션을 넘어선 감정의 분출로서 관객의 응원을 받는다. 성경 역시 임산부라는 조건 속에서도 당차고 냉정하게 판단하며, 여성 캐릭터의 입체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반면, 용석(김의성)은 위기 속에서 극단적인 이기심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타인을 속이고, 문을 닫아 생존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그의 모습은 인간 이기심의 전형으로 비판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존재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도덕적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인물이 등장하는 점은 이 영화가 단지 ‘좀비 액션’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의 집단 심리를 정면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외 반응 – 장르적 경계를 넘은 K-좀비의 가능성
〈부산행〉은 2016년 개봉 당시 11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흥행에 대성공했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좀비 장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 작품은, 장르의 한계를 넘은 '감정이 있는 좀비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히 공포와 액션에 의존하기보다, 이야기의 중심에 인간과 가족, 희생과 공동체라는 보편적 주제를 두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칸 영화제를 포함한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되며 “아시아에서 가장 세련된 좀비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장르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K-좀비라는 새로운 하위 장르가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 사회의 고속 성장과 그 이면의 계층 간 갈등, 집단의 도덕성 붕괴 등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해외 언론에서도 '사회적 알레고리'라는 측면에서 다수 분석되었다. 〈부산행〉은 이후 세계 시장에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을 통해 서비스되며 글로벌 콘텐츠로 자리잡았고, 후속작인 〈반도〉 및 애니메이션 프리퀄 〈서울역〉 등으로 확장되었다. 이를 통해 단편적인 흥행을 넘어서 K-장르 영화의 산업적 가능성과 서사적 깊이를 동시에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