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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줄거리, 등장인물, 사회적 메시지)

by Luma 2025. 5. 30.

아이캔스피크 이미지

시청가능 플랫폼 : 웨이브, 넷플릭스, 왓챠, 티빙, 애플 TV

 

줄거리 – 잔잔한 일상 속 숨겨진 진실

〈아이 캔 스피크〉는 겉으로 보기엔 잔잔한 코미디 영화처럼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깊은 사회적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서울의 한 구청 민원실, 까다롭고 집요한 민원인 나옥분(나문희)은 구청 공무원들의 공포 대상이다. 매일같이 사소한 것에도 민원을 넣으며 직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그러던 중 구청에 새로 부임한 젊은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는 그녀와 우연히 얽히게 되고, 처음엔 귀찮아하던 민재는 점차 옥분의 진심을 알게 되며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옥분은 사실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품고 있었다. 민재가 미국 유학파 출신이라는 소문을 듣고, 영어 과외를 부탁하게 된다. 민재는 처음에는 꺼려하지만 옥분의 끈질긴 요청에 못 이겨 수업을 시작한다. 영어 수업을 함께 하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옥분의 영어 실력도 일취월장하게 된다. 영화의 전환점은 옥분이 영어를 배우는 진짜 이유가 밝혀지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으며,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과거를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워온 것이다. 민재는 그 사실을 알게 되며 깊은 충격을 받지만, 그녀를 도와 증언을 준비하게 된다. 영화는 미국 국회 청문회 장면에서 옥분이 유창한 영어로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장면을 통해, 개인의 용기와 진실의 힘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등장인물 – 웃음 뒤에 숨겨진 상처와 연대

옥분은 처음엔 까다로운 노인으로만 보이지만, 점차 그 이면에 감춰진 과거와 상처가 드러나며 관객의 인식을 바꾼다. 그녀는 피해자이면서도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바꾸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다. 영어를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학습이 아닌, 과거와 싸우고 세상을 향해 말하기 위한 준비였다. 민재는 세상에 관심 없는 평범한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하지만, 옥분을 만나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점점 연대의 주체로 성장해 간다. 두 인물은 나이와 경험의 차이를 넘어서 진정한 동반자가 되어 간다. 옥분의 친구들과 주변 인물들, 구청 동료들의 작은 변화들도 영화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특히 옥분이 영어로 자신의 고통을 증언하는 장면은 단순히 영화적 클라이맥스를 넘어, 실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기능한다. 그녀의 당당한 태도와 울림 있는 발언은 관객에게 단순한 감동을 넘어, 현실 속 사회적 연대와 책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이 영화는 누군가의 상처가 ‘이야기됨’으로써 사회적 변화가 시작된다는 믿음을 전한다.

사회적 반응과 메시지 –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017년 개봉 당시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절묘하게 오가며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평가를 받았다. 약 3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고, 나문희는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국내 관객들은 “울고 웃는 사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대변한 영화”라며 호평을 보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했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도 인정받았다. 해외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이슈를 개인의 이야기로 풀어낸 이 영화에 주목했고, 여성의 권리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화는 과거의 비극을 소재로 하지만, 이를 슬픔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현재의 연대로 확장시킨다. 옥분이 말한 “I can speak”는 단순한 영어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피해자로서의 침묵을 깨고, 자신을 증언자로 세우는 선언이며, 우리 사회가 들어야 할 책임의 목소리이다. 〈아이 캔 스피크〉는 가볍게 시작해 무겁게 끝나는 영화가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이어진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진심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