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 평범한 저녁, 폭로 게임으로 바뀌다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원작으로 한 한국 리메이크 작품으로, 2018년 이재규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 조진웅, 이하늬, 염정아 등 국내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영화는 오랜 친구들이 부부 동반으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사이이며, 겉보기에는 모두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저녁 식사가 시작된 직후, 한 명의 제안으로 분위기가 급변한다. “우리 오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오는 전화와 문자, SNS 메시지를 모두 공유해 보자”는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장난처럼 여겨졌던 이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숨겨진 비밀을 드러내는 폭로전으로 변모한다. 외도, 거짓말, 가족 문제, 직장 내 고충, 성적 정체성 등 그동안 감춰왔던 진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며, 이들의 관계는 균열을 맞이한다. 관객은 스마트폰이라는 사적인 기기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투명하게 혹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영화는 끝내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지만, 마지막에 반전을 통해 이 모든 일이 실제 벌어진 것이 아닌 ‘만약에’라는 가정으로 처리한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저녁 식사는 끝난다. 그러나 관객은 이미 이들이 서로를 얼마나 모르는지를 알고 있으며, '완벽한 타인'이라는 제목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등장인물 – 가장 가까운 사람은 정말 나를 아는가?
이 영화는 총 7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하며, 각각의 캐릭터는 현대인의 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태수(유해진)는 원리원칙주의자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외로움과 아내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아내 수현(염정아)은 자상한 엄마이자 현명한 여성으로 비치지만, 실은 남편과의 거리감 속에서 감정적 방황을 하고 있다. 준모(조진웅)는 유쾌하고 낙천적인 친구처럼 보이지만, 직장 내 문제와 불안한 결혼 생활을 안고 있고, 그의 아내 세경(이하늬)은 겉으로는 완벽한 워킹맘이지만 남편과의 소통에 지친 상황이다. 예진(김지수)은 싱글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지만, 가족과 주변의 시선에 시달리며 내면적으로는 외로움을 느낀다. 영배(윤경호)와 그의 동반자는 성적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자기표현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들 각자는 자신의 삶에서 충실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이라는 도구 하나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살아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영화는 캐릭터들을 통해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많은 것을 숨긴다'는 아이러니를 강하게 부각시킨다. 등장인물의 대화는 유머와 긴장, 감정이 얽혀 있으며, 그들 모두는 결국 ‘완벽한 타인’이라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해외 반응 – 글로벌 관객이 본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은 원작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한국 버전도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해외 관객들은 한국적 정서가 가미된 이 버전에 대해 “더 날카롭고 감정적으로 밀도 있다”는 평가를 내리며, 리메이크의 성공적 사례로 꼽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권의 리뷰어들은 “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인간 심리 묘사”에 주목했고, "스마트폰이라는 현대 문명의 상징이 인간관계를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이라 평가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일본과 대만에서는 리메이크 판권이 논의될 만큼 흥행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 특히 직장 내 인간관계, 결혼과 개인 자유에 대한 시선이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도 큰 공감을 얻은 것이다. 또한 LGBTQ+ 이슈를 감각적으로 다룬 점 역시 서구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었다. 국제영화제 출품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입소문을 타며 ‘관계 심리극’의 대표작으로 언급되었다. 유튜브나 IMDb, Rotten Tomatoes 등에도 리뷰와 댓글이 활발히 등록되었고, 많은 외국인 시청자들은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남겼다. 〈완벽한 타인〉은 한국 영화가 단지 지역적 감성을 넘어 글로벌 보편성을 지닐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며, 현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심리극으로서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해외 반응은 이 작품이 단순한 리메이크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 해석과 연출의 깊이까지 갖춘 독립된 가치의 영화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